숱이 많은 선명한 물빛 머리카락이 어깨에서 반듯하게 잘려 흔들린다.
그 틈새로는 흰색의 작은 돌기와 같은 것이 언뜻 보인다.
흰 천으로 눈을 가리고 있어 정확한 인상을 알기는 어렵지만 느릿느릿한 행동거지와
어조는 대체로 잔잔한 느낌을 준다.
푸르스름한 끼가 도는 백색 피부에는 군데군데 반짝이는 푸른색 비늘이 자리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
볼 수 있는것은 얼굴에 조금 있는 부분 뿐이다. 비늘은 빛을 받은 각도에 따라 오묘하게 청록색으로도
빛나 시선을 끌어당긴다.
자수가 섬세하게 들어간 질 좋은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있지만, 그리 아껴입는 것은 아닌 듯
소맷단이나 바짓단에 적잖이 보풀이 일어나있다. 평소에도 여기저기 흙이나 나뭇잎을 묻히고
다니는 것이 일상이다. 그 외에 장식이라 할 만한 것은 평소에 잘 꺼내지 않는
곡옥 목걸이 하나가 전부이다.